여고생에 맡긴 LA시장의 한인 소통
캐런 배스 LA시장실이 한인 언론과의 소통 역할을 한인 여고생 인턴에게 맡겼던 것으로 확인됐다. 취임 8개월이 지나도록 시장실내 한인사회와의 소통 창구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시장실이 고용한 한인 여고생 인턴은 최근 3~4주간 한인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전화번호와 이메일 등 정보를 확인해 업데이트하는 업무를 맡았다. 이 여고생은 본지에도 전화를 걸어 “현재 해당 업무를 맡은 한인은 시장실에서 나 혼자”라고 말했다. 시장실에 확인한 결과 이 여고생 인턴은 여름방학이 끝나 현재 학교로 돌아간 상태다. 시장실내 한인 언론과 소통할 한인 직원이 그나마도 없다는 뜻이다. 시장실내 한인사회와 소통을 맡는 대표적인 직책은 3개지만 공석이거나 비한인이 맡고 있다. 먼저 한인타운의 주요 현안을 보고할 센트럴지역 보좌관은 비한인이다. 이 직책은 전통적으로 한인사회를 잘 알고 있는 한인 직원이 채용돼왔다. 해당 담당자는 LA한인회 등 한인 단체들과 시장실 등 주요 부서와의 업무 연락을 담당하며 한인들의 민원과 목소리를 시청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에릭 가세티 시장 시절 센트럴지역에는 로버트 박 보좌관이 일하며 지역 현안들을 시장실에 보고했다. 이후 니디아 라만 시의원(4지구) 사무실의 이수인 보좌관이 해당 지역 담당자로 물망에 올랐지만 끝내 시장실 스몰비즈니스 지원팀을 택하면서 공백 기간이 더 길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초기 시장실에서 해당 업무를 돌보던 세라피아 김 보좌관은 최근 지미 고메즈 연방하원의원실로 자리를 옮겼지만 법대 진학을 이유로 사무실을 떠났다. 시청 측은 해당 업무의 공백을 줄이기 위해 최근 비한인을 보좌관으로 임명했다. 또 한인 공보 비서관도 아직 공석이다. 시장실측은 “부시장급 대변인과 대언론 소통 담당 부비서실장이 나서서 구인 활동을 해왔지만 채용하지 못했다”면서 “일부 한인 정치권과 언론에 가까운 인물들을 중심으로 수개월째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최종 낙점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정 활동을 여러 채널로 알릴 한국어 부문 ‘이중언어 커뮤니티 스페셜리스트’ 역시 담당자를 구하지 못했다. 시청 내부 사정에 익숙한 한 인사는 “한인사회 전체를 담당하는 일이다 보니 보다 신중을 기하는 차원에서 많은 후보들을 인터뷰했는데 아직 결정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적격의 인물을 찾아 오래 일하도록 만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급 직원과 경력직까지 시청 직원으로 일하려는 구직자가 많지 않은 것도 현실적인 장벽으로 분석된다. 20~30대 청년층이 팬데믹 이후 재택이 가능하고 보수가 높은 직종에 관심을 돌리면서 예전처럼 이력서 접수가 많지 않다는 것. 스티브 강 KYCC 디렉터는 “전체적으로 한인 보좌관의 숫자가 최근 들어 줄어든 것이 현실이며 정치, 행정, 언론 등의 전공을 가진 한인 청년들이 공무원 분야에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며 “커뮤니티 차원에서 인물을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배스 시장은 지난달 한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인사회와 적극 소통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인 직원을 구하지 못해 궁여지책으로 여고생 인턴에게 그 역할을 맡긴 시장실이 ‘적극 소통’의 방안을 언제쯤이나 내놓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담당자 소통 센트럴지역 보좌관 한인 직원 한인 채용